수능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보고 듣는 언론사는 EBS이다. EBS에서 나온 문제가 수능에도 나온다고 하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수능이 끝남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은 더 이상 EBS를 보지 않는다. 나 역시 그런 사람중에 한명이었다. 그저 가끔 지식채널e 를 보는게 고작이었다. 특히 EBS에서 하는 라디오는 더더욱 들을 일이 없었다. 뭐 영어 공부하는 라디오만 하루 종일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루시드 폴이 진행하는 <세계음악기행>은 정말 EBS에 대한 나의 편견을 한 순간에 깨주었다. 너무도 좋은 노래, 편안한 진행, 흥미로운 게스트들과 대화들은 이게 바로 공영방송의 힘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진정 <세계음악기행>은 자본의 논리대로라면 절대 살아남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많은 사람들이 듣는 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듣는 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영미권이 아닌 곳에도 좋은 음악이 많다는 것을 끝없이 알려낼 뿐이다.
오후 3~4시까지 일상에 지쳐갈때 <세계음악기행>을 듣고 있으면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이 생기는 느낌이다. 이 프로그램을 또 다른 장점이라면 듣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사연이나 문자를 자주 읽어준다는 것이고 따라서 선물을 받을 가능성도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벌써 시디 한장과 뮤지컬 티켓 2장을 선물 받았다. 마치 진행자와 내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1시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시간이 너무 금방 가버린다는 것이다. 2시간짜리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다. 선물 받을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드는 것은 아쉽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었으면 좋겠다.